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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연못의 주식공부 이야기

공부하는 과정에서 고민했던 생각들 적어봅니다

  • 주식시장도 사람들 사는 얘기다, 상식적으로 생각 해보자/ 세력의 매수 매도 자리

    작은연못 173 회 2023-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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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문제든 일단 상식적으로 한번 생각해 보자

     

    히말라야산맥에 8천 미터 봉 14좌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4명의 산악대장이 14좌를 완등 했다고 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완등자를 배출한 국가라고 한다. 나는 높은 산은 잘 모르지만 그냥 자랑스럽다. 한국인들 뭘 해도 잘한다.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에베레스트산 등반이 이제 아마추어들의 도전지이기도 하다는 뉴스에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상업 등반팀을 꾸려 패키지로 관광처럼 도와주는 여행사도 있다. 가장 높지만 가장 위험한 곳은 아니라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아무나 시도할 일은 분명 아니지 않은가.

     

    누군가에겐 꿈의 리스트일 수도 있지만, 나의 경우엔 고산병에 걸려 머리 아플 거고 겁나 추울 거고, 배도 고플 거고 힘들 거고, 무엇보다 상상도 못한 죽을 것 같은 고통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날 것 같아 가고 싶은 맘은 1그램도 없다.

     

    만약 꼭 가야 한다면 첫 번째 베이스캠프 정도가 끝이다. 거기서 다른 사람들 더 높은 곳으로 떠나는 것 응원해 주고, 텐트에 들어가서 라면 끓여 먹고 뒹굴뒹굴하면 적당한 긴장감과 살아있다는 안정감을 동시에 맛볼 것 같긴 하다.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것도 절대 쉽지 않다.  

     

    다른 사람도 히말라야산맥의 어떤 봉우리를 간다고 상상해 보면, 극한의 상황을 극복했다는 자신감, 남들은 꿈도 못 꿀 일을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자부심에 분명 가슴이 벅차오를 것이다. 물론 현실은 공원 같은 동네 야산 산책하면서 젊었을 땐 그래도 지리산 종주도 여러 번 했는데, 이제 다시 갈 날이 있으려나 생각만 해본다. 

     

    자~ 그럼 나도 한번 높은 산 구경 해볼까. 지도를 꺼내보자.

     

    주식차트와 평원에서 본 먼 산의 실루엣은 똑같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겹쳐있는 여러 산들이 끝없이 펼쳐져 3차원 모습이지만, 멀리서 본 산은 2차원 평면의 모습이다. 

     

    높은 산을 보면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갈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데, 신기하게도 차트를 보면 개미들은 몽땅 히말라야 14좌에 올라앉아 있다. 현재 시점으로 보면 거기서 아웅다웅 우왕좌왕 갈팡질팡이지만, 과거 시점으로 보면 그 14좌에 내 무덤도 있고, 아직 살아서 추위에 떨고 있는 친구 모습도 있다. 모두 꼼짝도 못 하고 암흑 속에서 침묵하고 있다. (뉴스가 없어서 조용하고, 거래가 없으니 움직임이 없다)

     

    14좌에 개미들이 얼어붙어 있는 것을 어떻게 아냐고? 주식 오래 한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실이니 부연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 내가 쓰는 모든 글은 초보자를 위한 것이라 좀 친절하게 그리고 잔인하게 설명을 해볼까 한다.  

     

    “세력도 거래량만큼은 속일 수 없다” 이 말이 격언인지 속담인지 모르겠는데 주식시장에선 모두 아는 내용이고 이것은 진실이다. 거래량이 많이 터지는 구간을 차트에서 보면 주로 바닥에서 출발할 때와 꼭대기를 형성하고 내려올 때이다. 즉 이 구간에서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합의가 많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바닥과 꼭지는 지난 후에 알 수 있다. 신도 모른다고 하는 자리를 예측할 순 없어도 지난 차트를 보면 그렇게 만들어진 것은 볼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바닥에서는 누가 사고 누가 팔았겠는가?

    꼭대기에서는 누가 사고 누가 팔았겠는가?

     

    구체적으로 몇 건의 거래가 누구와 누구의 거래인가를 맞출 순 없어도 크게 세력과 개미로만 구분한다면 설명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닥에서는 세력이 샀을 것이다.

    누구한테? 개미한테.

     

    개미털기란 말을 들어봤을 건데, 개미들 뒷골목으로 끌고 가서 겁주고 주머니 뒤져서 다 털어가는 게 세력 아닌가. 개미를 털어야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고 그 물량을 띄워서 높은 값에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이 세력의 기본 전략이 아닌가.

     

    그러니 바닥에선 당연히 개미들이 팔고 세력이 샀다.

     

    그냥 좋은 말로 달라고 하면 안 주니, 뉴스나 찌라시 공시로 악재 띄워 쫄게 만든 후 털어가는 거다. 그래도 용감하게 버티는 개미들이 있다. 이런 개미들은 내놓을 때까지 시간을 질질 끈다. 세력은 돈도 많지만 시간도 많다. 이때 마음 급하고 지루해 하는 개미들은 추가로 털린다. 그래도 끝까지 버티는 개미가 있다. 이 개미들은 아무 생각 없는데 고집은 세서 잘 털리지 않는 개미와 고수 개미들이다. 이 두 부류는 세력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본인들이 원하는 물량 챙기면 그냥 떠난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가격 조정, 시간 조정이라 한다. 차트를 보면 갑자기 폭락을 하는 구간이 바닥에서 자주 나온다. 서서히 내리면 겁을 안 내니 확~ 내려서 가슴이 철렁하게 만들어서 손절매를 유도하는 것이 가격 조정이고, 스머프들 소풍 가는 행렬처럼 일봉들이 조그마한 게 거래량도 없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시간 조정 구간이다. (이때 가가멜 같은 키 큰 봉이 나오는 것을 잘 관찰해 보라)

     

    중간 과정은 대충 설명하고 넘어가자.

     

    지지와 저항선을 두고 치열한 전투도 벌어지고, 수많은 이평선들이 역배열에서 정배열로 바뀌는 과정을 거치면서 선들이 얽히고설킨다. 수많은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들의 다차원 싸움이라 물리법칙처럼 딱 하나로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니 난해하기도 하고 극복하기도 힘들다.

     

    물리이론도 어렵고 복잡하겠지만, 사회과학의 게임이론보다는 정의하고 예측하기가 쉽고 편하다.

     

    예를 들면, 지동설의 경우 태양 주위를 지구 같은 행성들이 질서정연하게 공전한다. 우리 배울 땐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었는데, 명왕성은 그 지위에서 잘렸다.  행동이 명확하지 않거나. 법칙에서 벗어난 게 들키면 그때까지 같이 잘 가다가도 그냥 잘리는 거다. (물론 이것은 인간의 관점이고, 신의 관점으로 보면 처음부터 “명왕성 넌 거기서 왜 같이 돌아다니냐”라고 했겠지. ㅎㅎㅎ) 

     

    그런데 게임이론의 시각으로 주식을 보면, 일반투자자, 국민연금 등 각종 기관, 금융, 외국인(외국인도 나라별로 다 있겠지) 그리고 검은머리 외국인, 주식동호회 세력, 작전세력 1, 2,3 (세력들도 종류가 많은 것은 뉴스에서 많이 들었을 것이다) 등이 각자의 최대 이익을 추구하려고 실시간으로 바뀌는 전략과 전술을 사용하면서 싸움이 진행된다. 결과를 보면 누가 승자이고 패자인지 가려지겠지만 전투 중엔 알 수가 없다.

     

    태양의 중력을 중심에 두고 오랜 시간 동안 큰 규칙은 잘 지켜낸다. 어느 날 수성이나 금성이 태양의 왕 노릇이 꼴 보기 싫다고 오늘부터 난 공전 안 할 거야 하지 않는다. 반드시 그렇다 할 순 없어도 대략 45억 년 지킨 룰이니 앞으로도 한동안 그럴 거다.

     

    그런데 주식시장에서 변수로 작용하는 각각의 집단들은 어떤가. 1분 안에도 올랐다 내렸다 뭐 규칙이라 정의하기도 어렵고 시간 단위, 일 단위, 주 단위, 월단위, 패턴이 있는 것처럼 보여도  법칙이라 못 박을 수도 없다.  확률을 들이대도 미국 지수가 변동을 부리면 덩달아 한국 지수 변하고 종목은 따르는 놈도 있고 안 따르는 놈도 있고 개판이다. ㅎㅎㅎ

     

    이런 이유로 지지선이 지지가 아니고 저항선이 저항이 아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못 부르는 길동이나 주식이나 안타까운 건 매한가지다. 속고 속이는 구조로 만들어진. 주식 시장은 처음부터 양심과 도덕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나마 법이란 것이 있지만 아시다시피 그렇게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수많은 사건 사고를 지나 어쨌든 꼭대기에 왔다. (여기가 꼭대기란 것은 나중에 알게 된다)

     

    바닥에선 개미가 세력한테 팔았는데 꼭대기에선 누가 누구한테 팔았나?

    당연히 세력이 개미한테 팔았다.

     

    바닥에선 뒷골목에서 인상 쓰고 겁줘서 뺐았는데, 꼭대기에선 아주 좋은 말과 희망을 안겨주면서 웃으면서 판다. 희망찬 뉴스와 함께. ㅎㅎㅎ

     

    설마 개미들이 바닥에서 세력들 두들겨 패서 주식 뺏고, 꼭대기에서 세력들 머리 쓰다듬으면서 주식 되팔았다고 생각하시는 분 안 계시죠?

     

    모든 구간마다 사고팔았던 흔적들이 거래량의 수치로 남는다. 나는 거래량 봉을 볼 때 비석을 보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개미들의 무덤에 세워진 비석들. 물론 내 비석도 히말라야 14좌에 많이 세워져 있었다. ㅎㅎㅎ

     

    난 버티지 않고 “이번 생은 글렀군” 하고 손절하고 내려왔는데, 아직도 물려서 추위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개미들이 아주 많다는 것도 안다.

     

    어떻게 아냐고?

    그 꼭대기에서 터진  거래량만큼의 거래가 아직 발생 안 했으니 누군가는 그 가격에 그 주식을 지니고 있겠지. 당연하잖아. 그래서 모든 개미들의 주식 수익 목표가 “본전” 이 된지 오래되었다. 웃기지만 아주 슬픈 얘기다. 잔혹동화 같은.

     

    저 높은 산에 물려있는 개미들은 구조대가 오길 매일매일 기다리지만, 세력이 떠난 종목은 구조대가 다시 오려면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어쩌면 영원히 안 올지도 모른다. 못된 놈들은 이런 개미를 비자발적 장기투자자라 놀리고, 착하신 분들은 가치 투자하시는 것 같은데 언젠가는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한 평가를 받아서 주가가 가치에 수렴할 날이 오겠지요 하고 위로를 한다. 물론 듣고 있는 물린 개미에겐 둘 다 위로가 안 된다. 어떻게 아냐고? 내 비석도 저기 많았다고. ㅎㅎㅎ

     

    묘비명 “세력 ㅅㅅㄲ”

     

    세력처럼 바닥에서 사고 꼭대기에서 팔면 얼마나 쉬울까? 그런데 세력은 바닥에서 사는 것이 아니고, 엄밀히 따져 보면 자기들이 바닥을 만들고 꼭대기도 만드는 것이다. 세력과 싸우려 들지 말고 세력 뒤에서 따라다니란 말 들어봤을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이 방법을 꼭 찾아야 주식시장에서 생존 가능하다. 그러니 그 찾음을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라. 

     

    서두에서 말했다. 난 절대 에베레스트에 안 오를 것이고 베이스캠프에서 라면 끓여 먹고 뒹굴겠다고. 군대만 짬밥이 있는 게 아니다. 이 바닥도 구르다 보면 요령이 생긴다. 물론 공부하면서 굴러야 낙오 안 한다.  

     

    차트를 너무 가까이서 보지 말고 멀리서 한번 보자. 어쩌면 세력들이 길을 떠날 채비를 하는 입구도 볼 수 있고, 세력들이 나를 고려장하려고 깊은 산으로 끌고 가는 출구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주식시장을 너무 복잡한 규칙으로만 이루어진 세계라 여기지 말고, 가끔은 야비하지만 상식적으로 예측이 가능한 세계일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해 보자.

     

     

    작은연못이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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