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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연못의 주식공부 이야기

공부하는 과정에서 고민했던 생각들 적어봅니다

  • 주식 고수가 되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작은연못 290 회 202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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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주식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주식이 쉽지는 않겠지만 분명히 어딘가에 답은 있을 것이다.

    답을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알게 되거나, 알게 되는 과정에 있을 것이다.

     

    도착 목표 시간 10년.

     

    그리고 나만의 규칙을 세웠다.

    “이 싸움을 이해할 때까지 절대 함부로 덤비지 않는다”

    그리고 “지지치 말자”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삼고 부수적으로 파생된 규칙들은 공부를 하면서 책에서 본 얘기, 유튜브에서 주워들은 얘기들로 하나씩 추가하였다. 예를 들면 “신용과 미수 쓰지 마라” “욕심내지 마라”등 수도 없이 많은 격언이나 이 바닥 속담들 그리고 조언들 중 맘에 드는 말이나 논리적으로 강해서 뭐라 반박이 안 되는 것들을 하나씩 눈여겨보고 주워 담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책을 보면 그 말들이 다 진리 같고 심오하고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것을 빨리 외우고 익히면 고수가 될 것 같기도 했다.

     

    처음 3년 동안은 뭔가 많은 것을 공부했다. 그런데 뭐가 뭔지 잘 몰랐다. 3년이 되었을 때 이미 100권 이상의 책을 본 상태였다. 일하고 남는 시간 전부를 공부에만 집중했다. 새로 본 방법론, 기법들, 시장을 보는 시각들 참 많은 분야를 봤는데도 불구하고 발전 없는 자신을 보는 것이 참 마음에 안 들었다. ㅎㅎㅎ

     

    조상 중에 알에서 태어난 분이 계셨나? 고향이 남쪽, 예전의 신라 지역인데, 신라 박혁거세나 가야 김수로왕, 이 양반들 피가 섞인 조상이 있지 않은가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닭대가리 같은 내 머리를 설명할 수 없었다. 부지런히 공부했고 나름 열심히 했는데 이해 못 하는 것을 머리 나쁨을 제외하고는 무엇으로 설명하겠는가. ㅎㅎㅎ

     

    이 기간 동안 가치투자, 단기투자, 당일투자, 스캘핑, 거시투자, 미시투자, 각종 펀드투자 등 수도 없이 많은 방법론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는데, 정작 나는 뭘 해야지 하고 헤매는 상태였다.

     

    제일 싫어했던 말이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지켜라”라는 것이었다. (누구나 하는 말이지만, 누가 처음으로 말했는지는 모른다).

     

    처음 이 말을 봤을 땐 "우와 멋지다"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말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원칙을 지키지 못해서 망했으니 반드시 원칙을 지켜야 한단다. 이 말보다 더 맞는 말이 있겠는가?

     

    그런데 도대체 그 원칙이란 놈이 뭐냐고?. 원칙을 알아야 원칙을 지키든 말든 하지. 원칙이 뭔지도 모르는데 누가 누구를 지키냐고. 만약 “원칙”이 사람이고 내가 “경호원”이었다면, 아마 “원칙”은 내가 쏜 총에 맞아 죽었을 것이다. ㅎㅎㅎ

     

    이해 못 하니 화가 났다. 다시 생각해도 저 말은 참~ 맘에 안 든다.

    당시에 “원칙”이란 놈이 내게는 “새로 나온 집안의 원수” 같은 녀석이었다. 이해가 안 되니 용서가 안되었다.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지켜라”는 말은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가 고이 받들어 모셔야 할 룰이 아니고, 모든 것을 이해하고 그것을 알아낸 고수의 깨달음 같은 것이다. 아직도 저 “원칙”이란 놈의 정확한 정의를 못 내리지만, 지금은 저 녀석을 어떻게 하면 알아볼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은 가지고 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는 주기적으로 외모가 변하는 사람이 나온다.

    모습이 바뀌어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지만, 그 변함에 어느 정도의 규칙이 있다.

    그리고 늘 같이 있는 사람은 그를 알아볼 수 있다.

     

    영화에서 다른 이의 얼굴과 신체는 차용을 해오지만, 그들의 삶까지 빌려오는 것은 아니다. 신체적 변화는 있어도 그가 기억하는 과거와 현재 삶을 영위하는 직업 같은 본질적 가치는 동일했다.

     

    즉 주식에서도 어떤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 각종 경제지표에 따라, 역사적 사건에 따라, 국제적 관계에 따라 조금씩의 변화는 있다고 하더라도 그 원리의 본질적 가치의 훼손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여기게 되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한 후엔, 주식시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거짓일 수도 있고, 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즉 누군가가 주장하는 기법이나 방법론이 실제로 성공했거나 아직도 사용 가능한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심 탈레브의 “검은백조”처럼 한 번만 존재해도 그것은 부정될 수 없는 것처럼..

     

    가치투자자는 단기투자자를 잘못되었다 하고, 단기투자자는 한국 시장에서 가치투자가 말이 되느냐며 나무란다. 이외에도 여러 집단의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투자자가 100명이면 100개의 기법이 있다고 한다.

    난 이 말을 믿는다.

     

    누군가의 어떤 방법이 옳으냐 그르냐가 아니라, 그냥 나는 그 방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숙련하지 못해서 사용할 수 없는 것이라 여길 뿐이다. 그리고 그 방법이 현재는 유용하지 못하다 하더라도 어느 시점에서는 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팩트다.

     

    간단한 예로 20일 이평선이 한때 생명선이란 지위에 있었을 때, 그 자리는 지지와 저항을 정확히 지켜 냈었다. 물론 지금은 생명선이 아니지만. (누군가가 아직도 20일 이평선은 생명선이야 라고 주장한다면, 네 그럴 수도 있지요 하고 한발 물러날 거다. 논리적 다툼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이 시장에서 절대 논리란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가의 문제이니까. 검은백조는 어디든 있다.) 

     

    처음엔 답이 하나 일 줄 알고 그것만 찾으면 끝나는 게임이라 생각했다.

    지금은 수도 없이 많은 답이 존재하고, 그중에 하나만 찾으면 끝나는 게임이라 여긴다.

     

    그런데 후자가 답은 많으니 그중 하나만 찾으면 될 거라 여겨 쉬워 보일 수 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놈의 주식 시장은 만만한 게 하나도 없다. 만약 답이 하나라면 모든 사람들이 그 하나를 찾아가면서 이미 공통적으로 개척된 이론이나 방향이 있을 것이니 거기까지는 좀 수월하게 갈 수가 있다.

     

    그런데 답이 여러 개면 처음부터 가는 길도 여러 갈래가 나온다.

     

    문제는 그 길이 처음엔 아주 조금씩 달라서 비슷비슷하게 보인 다는 것이다. 종착지는 완전히 다른 곳인데. 가치투자를 하는데 손절이란 방법을 넣고 기회비용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단기투자를 하면서 기업의 펀더멘탈을 더 깊이 공부한다면 뭔가 잘못되기 시작한 거다. 그런데 전체적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좋은 것들만 취하다 보면 이런 일은 흔히 일어난다.

     

    모든 방법에 성공했던 사람들은 반드시 존재한다. 그냥 운 만으로도 성공한 사람이 있다. 지속성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주식 사놓고 기도를 하는 사람도 있다. 진짜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계속 성공 못하는 이유가 있다. 개미가 간절히 기도할 때, 세력들은 철야 예배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절에 가서 새벽 예불까지 드리고 온다. ㅎㅎㅎ

     

    세력들은 모든 면에서 상상을 초월한다.

     

    어쨌든 단기든 장기든 그 외 어떤 방법이든 성공자는 존재하고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한다. 처음 공부를 할 땐 편견을 버리고 전체를 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과정을 거치다 보면 내 성격에 맞는 시간적 방법이 정해지고, 그 방법에 맞는 기법들이 하나씩 세워질 것이다. 이런 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견고한 원칙이 되어간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포기하지는 말자. 성공하면 그 어떤 대학을 나온 것보다, 그 어떤 전문직 보다 나은 결과가 기다린다.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방법론 가지고 옳냐 그르냐 싸우지 말고, 내 방법 하나 찾는데만 집중하자.

     

    보물섬 가는데 배를 타든, 잠수함을 타든, 비행기를 타든, 헤엄을 치든, 가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나에게 맞는 방법 딱~ 하나만 찾으면 된다. 우리도 검은백조가 될 수 있다.

     

    작은연못이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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