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주식을 공부할 때,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한 달에 몇 퍼센트의 수익을 원하십니까?”
여러분은 여기에 어떻게 답을 할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난센스 퀴즈처럼 이렇게 말해도 답이 아니라 할 것 같고 저렇게 말해도 답이 아니라고 말할 것 같아서. 뭔가 특이한 답을 하거나 질문자가 듣고자 하는 답을 해야 하는데, 그게 뭘까를 생각했었다. 이 질문 따위가 뭐라고.
대부분의 초보자들도 딱히 생각해 보지 못한 문제일 것이다. 처음 주식 시작한 이유가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이거나, 누가 주식해서 돈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그럼 나도 한번 해볼까라고 접근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시작이 있었고, 그 이후에 이런저런 생각 해 보지 않았던 질문들이 주변에서 쏟아진다. 공인된 정답을 가진 것도 아니니 그냥 내 생각 얘기하는 건데 저런 질문 듣고 나면 좀 짜증도 난다. 그냥 목표를 얼마로 하라고 말하든가 사람 떠보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연간 50%의 수익률이라고 대답하면 어떨까?
단타를 선동하거나 리딩방을 운영하는 업자인 경우는 “이렇게 낮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십니까?”라고 비웃듯 말한다. 하루 개별종목 상한가 변동폭이 30%나 되는데 연간 50%라니, 하루에 5% 10%도 가능하다 하면서 원 기준으로 100%는 되어야 한다고 답한다.
반면 장기투자나 가치투자를 하는 분의 경우는 세계 1등 투자자 워런 버핏을 얘기하면서 20% 수익도 과한데 50%라니 말도 안 되는 수익률이 아니냐며 핀잔을 준다.
아무런 생각도 목표도 없었고 그냥 남들 따라서 시작했고, 거기서부터 하나씩 배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느닷없는 질문에 기분이 상한다.
그런데 이것은 대답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본질적으로 질문에 잘못이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핵심키워드인 투자금이 얼마냐가 빠졌다.
예를 들어 투자금이 10억이다 하면 50%인 5억이면 충분히 만족하고도 남을 금액이다. 그런데 투자금이 1000만 원이라고 하면, 50% 면 500만 원이다. 500만 원이 적은 이익이 분명 아닐 수 있지만, 매일 고민하고 걱정하고 긴장 한 것에 비하면 좀 억울한 느낌이 드는 액수다. 차라리 하는 일 좀 더 열심히 하지 이것 벌려고 아침마다 미국지수 보고 놀라고 오후엔 코스피 코스닥 지수 보고 쫄아야 하나 싶다.
21년 4월 경제지 기사에 이런 글이 올랐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식 보유액이 1000만 원 미만인 투자자는 지난해 말 515만 명에 달했다.
전체 주식 투자자 가운데 56.3%는 1000만 원 아래로 투자하고 있다는 얘기다.”
https://www.mk.co.kr/news/stock/9813750
개인투자자의 50%는 1000만 원 이하의 투자금으로 투자를 한다는 얘기인데, 이들에게 가치투자를 논하면서 좋은 주식 싸게 사서, 죽을 때까지 안 판다는 버핏의 얘기가 공감이 가겠는가?
처음에 주식 공부를 하면 대부분 가치투자로 공부를 한다. 이유는 대부분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는 상당 부분 해외 유명 가치투자자 관련 책 들이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단타투자자가 없기 때문도 아니고, 책들이 안 유명하기 때문도 아니다. 하지만 번역해서 국내 발간하기에는 해외시장의 특성이 한국시장과 동일하지 않으므로 응용하는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치투자자들의 이론은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좋은 주식을 쌀 때 사서, 주가가 오르면서 내재가치에 접근하면 판다. 그리고 이것을 반복한다.
군더더기 없고 정확한 말이다. 이것은 우리가 경제활동을 할 때 가지는 상식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그래서 읽기도 쉽고 이해하기도 쉽다. 초보자에게 처음부터 여러 이평선 나오고, 지지 저항선 긋고, 뭔지도 모르는 보조지표의 신호 얘기를 어떤 종목의 특정 날짜에서 설명한다면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이평선 공부하고, 지지 저항 공부하고, 특정 보조지표들의 만들어진 원리와 사용법 등을 익히고 나서 한 번에 묶어두면 그때는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이때는 또 재무제표의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부채비율 PER PBR 어쩌고 하면 머리 아파지기 시작하지만. ㅎㅎㅎ
1000만 원 투자해서 500만 원 벌려고 대학 때 교양수업에서 골치 아팠던 경제학 강의 듣는 것보다 더 빡세게 공부해야 하니 이게 뭔 개고생인가 한다. 이러니 결국 하다 하다 지치고 귀찮아서 다 필요 없고 종목이 뭐냐고?라고 하면서 또다시 남들 대화 속을 기웃거리게 된다.
적은 돈을 투자하는 사람에게 당연히 수익률이 중요하고,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위험하지 않은 방법을 원하는 사람에겐 수익이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얼마를 벌었냐이다. 수익률이 아무리 높아도 투자 한 정신적 노동에 비해 보잘것없는 수익이면 좋아할 사람은 없다.
주식을 공부하면 복리라는 힘이 아주 강력하다는 얘기를 수시로 듣는다. 그런데 이 복리가 적용되려면 단타를 이용한 높은 수익률로는 접근이 불가능하다. 어느 정도의 자금이 투입되면 더 이상은 투입 자체가 안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주가 변동폭이 순간적으로 심하고 동시에 들어오는 자금이 많다고 해도 1000만 원 투자 가능한 곳에 1억을 투입할 수는 없다. 원하는 물량을 원하는 가격에 사지 못하니 순식간에 호가를 스스로 올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리고 세력들의 알고리즘은 자기들이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감지되면 그것에 즉각 대응하는 소스가 이미 심어져 있기 때문에 투자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알고리즘 얘기는 다음에 다시 한번 하기로 하자). 이런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단타를 하는 고수들은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정해놓고 그 금액만을 운용한다.
그러나 가치투자를 성공한 슈퍼개미들은 한결같이 얘기하는 것이 살 주식이 없어서 못 사는 게 아니라, 돈이 없어서 더는 못 산다고 표현한다. 심지어 투자금이 1000억이 넘어가도 작은 건물조차도 관심 없다고 하는 분도 있다. 주식이 쉬운데 힘들고 귀찮은 부동산 왜 사냐고. 가지고 있는 여유 현금도 전혀 없다고 말할 때도 있다.
워런 버핏만 봐도 한 푼이라도 아껴서 재투자를 해야지 무슨 배당이냐고 하면서, 버크셔 해셔웨이는 배당을 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본인은 정작 투자할 때 배당을 굉장히 중요시하고 좋아한다. 이것이 복리의 마법을 부리는 자의 심술 같은 것이다. 오죽하면 자기가 구술해서 출판한 책 제목이 스노볼이겠는가. (작은 눈덩이 만들어서 긴 언덕에서 굴려라. 그러면 복리처럼 불어날 것이다.)
직접 투자에 관해 쓴 책은 없다. 최근에 [워런 버핏 바이블]이란 책이 나왔지만, 주식투자 서적이라기보다는 본인이 지난 시간들 투자한 회사들에 대한 의사결정 방법들과 철학 같은 것들이 스며있다. 물론 내용도 좋고 배울 점이 많지만 이 책을 보고 나서 어떤 종목을 어디서 사야지라는 판단은 하지 못한다. 성공한 투자자들은 모두 철학자 기질이 있다.
이외에 직접 투자방법론에 관한 것은 쓴 적이 없고, 수많은 워런 버핏이란 제목이 든 책들은 모두 다른 사람이 출간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늘 공식 석상에서 말할 때 “좋은 주식을 적절한 가격에 사서 충분히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 그런 회사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공부한다” 이것 이외에 투자에 대해서 뭘 설명할 게 없는데 한 권의 책을 어떻게 쓰냐고 한다. 초창기의 담배꽁초 줍기 기법을 사용할 때의 워런 버핏은 스스로 잊어버렸나 보다. 아직도 그 담배꽁초 줍기 기법은 많은 곳에 유용하니 한번 살펴 보시라.
수익률과 수익을 이야기하다가 배가 산으로 갈 뻔했지만, 스스로 어떤 방법론이 좋을까를 항상 생각해 보기 바란다. 주식 시장에 답은 예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미래에도 없다. 오직 자신의 선택만 있는 것이다. 당장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적더라도 복리 구조를 이용한 싸움을 하고 싶다면 적은 돈으로 훈련한다고 생각하고 투자를 해봐도 아주 좋을 것 같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면서 투자하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한다면 복리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론을 끊임없이 파헤쳐 보길 바란다.
게임하듯이 순간적 긴장감도 좋고, 적은 돈을 가지고 시작하면서 적절한 수익도 원한다고 하면 단타를 집중 공부하면 된다. 물론 속도가 이것이 빠르게 때문에 더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분명히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사람이 이 바닥에도 있으니 이 방법이 옳네 그르네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모두 선택의 문제다.
수익률이 높든지 낮든지 적절한 수익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얼마큼의 수익이 나면 좋을지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수익률을 목표로 잡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작은연못이 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