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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연못의 주식공부 이야기

공부하는 과정에서 고민했던 생각들 적어봅니다

  • 종목 하나만 찍어주세요? 가 정말 위험한 이유

    작은연못 181 회 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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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을 하면서 종목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나 많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 어떤 변수를 주로 참고해야 할지조차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 기업의 펀더멘탈과 현재의 가격수준, 각 기업의 뉴스와 공시, 해당 산업 군의 추이와 코스피 코스닥의 현재 지수와 추세, 미국 나스닥과 다우산업 지수의 동향, 금리, 인플레이션 거기다 미국 실업률과 소비자 물가지수 추이까지 나오면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내 인생도 취업과 실업 과정을 점치기 어려워 죽겠는데 지구 반대편 시민들의 평균 실업률까지 신경 써야 한다면 도대체 주식을 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 거야? 라고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조금 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한 말씀하실 예정이란다. 이쯤 되면 포기는 고사하고 멘붕에 빠지는 거다. 이것 말고도 참고해야 할 사항들이 수도 없이 많다. 그래서 주식 초보자가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이 “다 필요 없고, 그래서 도대체 어떤 종목을 사면 되는 건가요?”이다. 

     

    주식 관련 책을 보면 이렇게 정보를 통한 매매를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해 설명을 주로 이렇게 하고 있다. 나한테까지 그 정보가 도달하려면 수많은 사람을 이미 거쳤을 것이다. 예를 들면 A라는 기업이 특허를 낼 예정인데, 이 특허받은 기술을 사용했을 때 연간 매출이 200% 상승할 것이고, 동종업계에서 독과점 효과를 한동안 누릴 수 있을 것이 예상되므로 이를 기반으로 주가는 조만간 폭등할 것이다.

     

    이 가정을 바탕으로 추론해 보면 우선 이 기술을 만든 연구집단이 알 것이고, 기업의 전반적 상황을 알고 있을 대표와 이사들, 특허에 관여 한 변리사나 기타 인허가에 관련된 사람들 그리고 그 주변인들이다. 물론 공시되지 않은 정보를 주식매매에 사용하면 법에 저촉되는지 모두 알고 있다. 그럼 진짜 돈이 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다른 사람(이미 주식을 소유하고 있거나 폭등하기 전에 여러 가지 다른 이유로 구매한 사람들)이 대박 터지는 것을 그냥 박수 치고 보고 있을까?. 물론 우리는 각 개인들이 엄청난 도덕성을 바탕으로 남들의 행복을 웃으면서 바라 보기만 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ㅎㅎㅎ

     

    어쨌든 나에게 이 정보가 흘러 들어올 때까지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책의 저자들은 나한테 올 때쯤에 이미 많이 올라서 위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생긴 이 우연을 가장한 강력한 기회를 손놓고 구경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거기다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 아주 믿을만한 사람이거나 친한 친구일 경우 이 유혹은 더 강렬해진다. '저 친구가 내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라는 전제가 자연스럽게 그 유혹의 함정으로 날 이끌고 간다.

     

    맞는 얘기다. 이 정보를 알려준 지인이 자신에게 어떤 대가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잘못된 정보를 줄 나쁜 동기도 거의 없다. 즉 도덕적으로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이런 경우 믿음에 대한 고착화 현상이 생긴다. 물론 주식에 대한 오랜 경험과 실력을 갖춘 사람인 경우엔 정보를 얻게 되더라도 본인 기준으로 다시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므로 리스크는 현저하게 줄어들거나 기준에 안 맞을 경우 투자 자체를 안 하게 되므로 그 위험 전체를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의 위험과 선택 기준을 평가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문제인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위험이 존재할 것 같은 경우엔 의심이란 시스템을 가동하므로 처음 이 정보를 듣고 자신이 투입할 수 있는 여유 자본이나 자산을 전부 투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문제는 첫 번째 성공 이후에 발생한다. 처음에 실패를 하게 되면 투입된 자금도 많지 않을 것이고, 다음엔 그 친구로부터 정보가 들어온다고 해도 의심부터 할 것이니 안전장치가 마련되는 셈이다.

     

    하지만 처음에 성공을 하게 되면 그 친구에 대한 신뢰가 증폭되어 다음에 같은 기회가 생기면 처음 투자한 것보다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게 된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지인에 대한 믿음과 한 번의 성공이란 경험이 합쳐져 상승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성공과 실패란 경우의 수와 각각이 발생할 확률을 간단히 50%로 가정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확률이 발생한다.

     

    1번 성공 : 50%

    2번 연속 성공 : 0.5 * 0.5= 0.25 / 25%

    3번 연속 성공: 0.5 * 0.5 * 0.5 = 0.125 / 12.5%

    4번 연속 성공: 0.5 * 0.5 * 0.5 * 0.5 = 0.0625 / 6.25%

     

    즉 지속해서 성공할 확률은 (1/2)^n 이 된다.

     

    이 간단한 계산은 모두 다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반복해서 성공할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한 다는 것을. 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떤가?. 자신이 얻게 된 정보가 회를 거듭할수록 성공을 한다면 지인과 그 지인이 제공한 정보에 대한 믿음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게 되고 평소에 잘 실행해 왔던 분산투자에 대한 감각도 많이 무너진다. 얻게 되는 정보가 투자판단의 전부가 된다면, 언제가 마지막 투자가 될지는 몰라도 결국 마지막 한 번의 투자가 앞에서 얻었던 모든 이익을 전부 소멸시키고 가지고 있던 원금조차도 심각한 문제를 만나게 된다.

     

    그래서 스스로 판단 기준을 못 갖춘 상태에서 우연히 듣게 된 정보를 투자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요약하면 정보란 녀석이 나한테 오기까지 이미 많은 사람을 만나고 온다는 것이고, 그래서 이미 가격이 많이 상승한 녀석이 되어  올 가능성이 높고, 설사 내게 기분 좋은 이익을 줬다고 하더라도 두 번째 세 번째 찾아올 땐 확률이란 재앙을 데리고 온다.

     

    그렇게 좋은 정보면 혼자서 조용히 돈 벌지 나한테까지 왜 알려주나? 하면서 삐딱하게 친구를 바라볼 필요는 없다. 정보가 맞다는 전제 하에서는 주식시장은 함께 투자를 해도 시장은 다 수용할 만큼의 충분한 여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도덕에서 말하는 동기론에서도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동기까지 나빠지는 것은 아니니 설사 그 투자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친구를 비난하지는 말자. 좋은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판단할 능력이 자신에게 없다는 것을 먼저 생각하고 그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노력할 일이다.

     

    작은연못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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